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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암진단

4050 암 사망률 1위 '간암'

by 암이랑 2024. 1. 21.

 

1. 간암이란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서 횡격막(橫隔膜, 가로막) 바로 밑, 겉으로 보았을 때 오른쪽 젖가슴 아래에 있는 갈비뼈의 안쪽에 위치합니다.

간암은 간에서 일차적으로 발생한, 즉 원발성(原發性)의 악성 종양을 의미합니다. 일반인들은 다른 기관에서 간으로 전이된 암도 흔히 간암이라고 부르지만, 엄밀하게는 원발성의 암만을 가리킵니다. 병리학적(조직적)으로 원발성 간암에는 간세포암종과 담관상피암종, 간모세포종, 혈관육종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이중 간세포암종과 담관상피암종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2. 간암통계

2023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1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77,523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는데, 그 중 간암(C22)은 남녀를 합쳐서 15,131건, 전체 암 발생의 5.5%로 7위를 차지했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조(粗)발생률(해당 관찰 기간 중 대상 인구 집단에서 새롭게 발생한 환자 수. 조사망률도 산출 기준이 동일)은 29.5건입니다.

남녀의 성비는 2.8 : 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습니다. 발생 건수는 남자가 11,207건으로 남성의 암 가운데 5위를 차지했고, 여자는 3,924건으로 여성의 암 중 7위였습니다. 남녀를 합쳐서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29.9%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5.9%, 50대가 20.1%의 순이었습니다.

조직학적으로는 2021년의 간암 전체 발생 건수 15,131건 가운데 암종(carcinoma)이 96.7%, 육종이 0.5%를 차지했습니다. 암종 중에서는 간세포암이 75.6%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담도암이 18.2%를 차지했습니다.

(암종이란 암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유형으로 표피나 점막, 샘 조직 같은 상피조직에서 생기는 악성 종양을, 육종은 비상피성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이릅니다. ‘암종’과 ‘암’은 본디 같은 말이나, ‘암’의 경우엔 육종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쓰입니다.)

3. 간암위험요인

간암은 발생과 관련된 위험인자가 다른 암들보다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만성 B형 또는 C형 간염, (모든 원인의) 간경변증, 알코올성 간질환, 비만이나 당뇨와 관련된 지방성 간질환,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특정 곰팡이류가 만들어내는 발암물질 아플라톡신 B(aflatoxin B) 따위가 간암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2014년 대한간암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72%가 B형 간염바이러스(HBV, hepatitis B virus), 12%가 C형 간염바이러스(HCV, hepatitis C virus)의 영향을 받았으며, 9%가 알코올, 4%가 기타 원인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B형 간염바이러스 만성 보유자는 대부분이 그 바이러스를 지닌 어머니에게서 출생 시에 감염되며, 그들의 반수 이상이 만성 간염이나 흔히 간경화라고 부르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합니다. 해마다 간경변증 환자의 1~5%에서 간암이 발생합니다. 간암은 간경변증이 심할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잘 발생하며, 남자에게 더 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요소들에 노출되었다고 해서 모두 암환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요소들이 길게는 수십 년에 이르는 오랜 세월 동안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그것이 축적되어 암이 생기므로, 평소에 위험요인들을 피하면서 간암 예방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B형 간염바이러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간암 환자의 75% 가량이 B형 간염바이러스(HBV, hepatitis B virus) 보유자입니다. 이들 중 연령이 높거나 간경변증이 있는 사람에게 간암이 더 잘 생기며, C형 간염바이러스(HCV) 중복 감염과 과도한 음주도 간암의 위험을 높입니다. 성별로는 남자가 더 위험합니다.

우리나라 성인 중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과거의 10%에서 3% 이내로 줄었고, 10세 이하의 연령층에서는 1% 미만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암의 발생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C형 간염바이러스
전체 간암 환자의 10%가량이 C형 간염바이러스와 연관하여 발생합니다.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최근 효과적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들이 개발되고 있어 적절한 치료와 더불어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

만성 간질환
간경변증은 간암의 강력한 유발 요인입니다. 간경변증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간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크며, 모든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의 고위험군이므로, 철저한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

아플라톡신 B1
부패된 땅콩이나 옥수수 등에 생기는 아스페루길루스(Aspergillus)라는 곰팡이에서 생성되는 아플라톡신 B1이라는 발암물질을 섭취할 경우에 간암에 걸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 곰팡이가 거의 없습니다.

알코올
음주는 간암의 주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에서는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간경변증을 유발하고, 이는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음주자가 흡연도 하는 경우엔 암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집니다. 알코올은 특히 C형 간염바이러스(HCV) 감염자에서 간암 발생률을 높이며, B형 간염바이러스(HBV) 보유자에서도 간암 발생을 앞당깁니다.

흡연
흡연은 간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담배 연기가 폐로 흡수되면서 각종 유해물질이 간을 포함한 전신으로 퍼져 물질대사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국제암연구기관에서는 술과 함께 흡연도 간암의 1급 발암원으로 분류합니다. 흡연자가 음주도 하면 간암 발생 위험이 더욱 증가합니다.

비만
비만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간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은 비만과 관련된 인슐린 저항 상태가 발암 과정을 촉진하기 때문으로 설명되고 있으며, 특히 특발성(特發性, idiopathic, 발병 원인을 잘 모름) 간경변증이나 만성 감염 같은 전구(前驅) 질환(전구 질환 또는 전구 병변이란, 먼저 생긴 병변이 더 중대한 병을 속발시켰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앞선 병변을 이르는 말)이 있는 경우에는 과체중과 비만으로 인한 간암 발생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알려졌습니다. 비만인 사람의 간암 발생 위험도는 정상 체중일 경우의 약 2배에 달합니다.

4. 간암치료현황

대부분의 간암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데다 간경변증 등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서, 수술이나 간 이식과 같이 완치를 바라볼 수 있는 치료는 대략 30% 전후의 환자에게만 시행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간암은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암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나라 간암의 가장 흔한 원인인 만성 B형 간염에 대한 효과적 치료제들이 널리 사용되고, 영상의학의 발전과 암 조기 검진 확대 실시가 맞물리면서 간암이 초기에 진단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간 절제와 이식 기법의 고도화, 경동맥화학색전술과 고주파 열치료 등 국소 치료법의 발달, 새로운 방사선치료법과 표적치료제의 개발 등이 가세함으로써 간암의 치료는 말 그대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암종보다 전반적인 생존율이 아직 낮은 편이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현저히 향상되어, 5년 상대생존율이 1993-1995년에는 11.8%에서 2016-2020년에는 38.7%로 올랐습니다. 서구의 해당 수치가 15% 전후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간암 치료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이라 하겠습니다.

간암 1993-95 1996-2000 2001-05 06-10 11-15 16-20
남녀전체 11.8% 14.1 20.5 28.3 34.4 38.7
10.8 13.8 20.4 28.3 35.0 39.1
15.1 15.1 20.9 28.3 32.8 37.6

한편, 미국국립암연구소에서는 SEER(Surveillance Epidemiology and End Results) 프로그램을 통해 "요약병기(Summary Stage)"라는 병기 분류를 개발했습니다. 요약병기는 암이 그 원발 부위로부터 얼마나 퍼져있는지를 범주화2 한 기본적인 분류 방법으로 그 병기 분류에 따른 5년 상대생존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간암 국한 국소 원격 모름
남녀전체 62.0% 24.0 3.1 29.2
62.5 24.3 3.1 29.8
60.5 23.0 3.3 27.7

출처 : 국가암정보센터